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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측안면경련, 미세혈관감압술이 도움된다
7분
“사람들 많은 데에서는 얼굴도 못 들어요.” 편측 안면경련을 10년 째 앓고 있는 성희경(64세)씨의 고충이 담긴 한마디였다. 시작은 대수롭지 않았다. 10년 전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는데 주변에서는 피곤해서 그런 것이다 혹은 마그네슘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며 조금만 쉬면 괜찮아질 것이라면서 넘어갔다. 그런데 증상이 5-6개월 이어지자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눈이 떨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윙크를 하듯이 눈이 감기기 시작했고 입 꼬리까지 덩달아 떨리기 시작하자 흔히들 말하는 ‘풍’을 맞았다고 생각했다. 급히 한의원을 찾아 2년 가까이 이곳저곳을 돌며 침을 맞아 봤지만 오히려 굳은살이 배겨서 얼굴이 뻣뻣해졌고 결국 이마저도 그만 두었다. 그렇게 모든 것을 포기한 성희경씨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같은 병인 편측안면경련을 앓았고 미세혈관감압술이라는 수술을 통해 완치까지 한 이웃주민이 성희경씨를 보고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이승환 교수를 추천해준 것이다. 이승환 교수는 현재까지 200례가 넘는 미세혈관감압술을 집도해온 편측안면경련 전문가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미세혈관감압술을 그와 함께 알아보자.

“미세혈관감압술은 뇌의 혈관과 신경을 분리해주는 수술입니다.” 편측안면경련이란 좌우 어느 한쪽 얼굴 근육에 원하지 않는 경련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그리고 젊은 연령대보다는 중년 이상에서 주로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 이후 7년간 편측안면경련을 포함한 안면경련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환자의 절반 가량이 40-59세의 중년이다. 그러나 20-39세의 청년층도 20%나 된다. 이승환 교수는 “최근 젊은 환자들도 병원을 자주 찾는데 주원인은 스트레스 과다, 피로 누적 그리고 카페인 과다 섭취 등이 있다”고 전했다. 안면경련은 윙크하기, 휘파람 불기, 껌 씹기, 입 벌려 웃기, 얼굴 마사지하기 등 얼굴 근육을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단순한 안면경련 외 뇌와 혈관의 문제로 발생하는 편측안면경련은 미세혈관감압술 등 수술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면서 탄력이 떨어져 구불구불해진 혈관이 안면근육을 담당하는 뇌신경을 압박하게 되면서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안면경련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미세혈관감압술이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자. 수술시간은 보통 5~6시간 정도 걸리며 전신 마취가 필요하다. 귀 뒷쪽에 직경 3-4cm 크기로 동전 모양의 머리뼈를 떼어내 뇌를 둘러싸는 경막을 여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미세 현미경을 넣어 안에 있는 소뇌의 바깥쪽 신경과 혈관을 확인하면서 문제가 있는 신경과 혈관을 떼어낸다. 리트렉터와 훅이란 수술기구를 이용해 경막을 열어놓은 상태에서 신경과 혈관 사이의 공간을 확보한다. 하지만 분리만 하면 다시 들러붙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경과 혈관 사이에 테플론 소재의 솜처럼 완충 작용을 하는 물질을 미세한 핀셋을 이용해 넣어준다. 뇌 속에 솜을 넣어 놓는 것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지만, 테플론은 1970년대부터 사용되어 온 물질로 체내에서 외부 물질에 대한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으며 현재까지 부작용 사례가 보고된 적 없는 안전한 물질이다. 또한, 테플론은 CT나 X-ray를 통해 볼 수 있는 물질이기 때문에 정확한 자리에 들어가 있는지,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미세혈관감압술은 편측안면경련 환자와 삼차신경통 환자들에게 쓰입니다” 미세혈관감압술은 어떤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까. 크게 편측안면경련 환자들과 삼차신경통 환자들로 나뉜다. 편측안면경련 환자들은 좌우 안면 한쪽에만 국한돼서 눈의 바깥쪽부터 조금씩 경련이 생기며 시간이 지날수록 증세가 심각해지고 입까지 끌려올라가는 양상이 나타난다.

▲편측안면경련이 심해지면 눈이 저절로 감기는 동시에 입 꼬리가 끌려 올라가게 된다.
흔히 마그네슘이 부족하거나 피곤하면 나타나는 안검경련과 눈 주위가 떨리는 초기 증상이 비슷해 헷갈릴 수 있다. 그러나 안검경련은 눈떨림 증세가 발작적으로 하루중 한두번 나타났다 사라지는 가벼운 증세를 보인다. 마그네슘 영양제를 먹거나 카페인을 줄이면 대개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좋아진다. 반면 편측안면경련은 지속적으로 눈떨림 등 증세가 자주 나타나며 내버려두면 점점 심해질 수 있으므로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삼차신경통은 얼굴의 감각을 담당하는 이른바 삼차신경에 염증 등 손상으로 나타난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구불구불해진 혈관이 삼차신경 부위를 과도하게 누르면서 발생하는 삼차신경통엔 이 수술이 도움이 된다. 통증은 대개 발작적으로 나타난다. 아플 때에는 바늘로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을 느끼지만 아프지 않을 때에는 멀쩡해진다. 또한 이를 닦거나 음식을 씹는 등 얼굴 근육을 이용하게 되면 통증이 더 나빠지는 특징을 보인다. 편측안면경련이든 삼차신경통이든 두 가지 모두 결국 뇌의 혈관과 신경이 과도하게 접촉함으로써 생기는 경우 미세혈관감압술을 통해 근본적 치료가 가능하다. 따라서 꼼꼼한 진찰과 검사를 통해 뇌혈관과 신경의 문제로 확인된 경우 이 수술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작용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매우 드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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