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디스크의 치료 방법은 다양합니다. 수술도 그 중 하나인데, 현재 우리나라에서 수술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번 연구 대상은 허리디스크 환자 중 우리나라 심사평가원에서 정한 수술 기준에 들어가는 환자분들입니다.
수술과 비수술적 방법들은 두 가지가 딱 갈라져 양분화되는 것이 아니라 사실 양립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수술을 결정하기 전 물리치료, 주사치료, 도수치료 등의 비수술적 치료 방법을 시도하다가 ‘이제 더 못 견딘다.’ 하면 수술을 하고, 수술을 한 후에도 주사치료, 재활치료, 도수치료가 시행됩니다. 따라서 결국 ‘어떤 치료 방법이 내가 받아들이기에 얼마만큼이나 편한가? 안 편한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수술과 비수술을 양분화하여 보지 말고 ‘이런 여러 가지 방법을 내가 어떻게 조합시켜 나한테 가장 이익이 되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보자는 뜻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요약하자면, 다음의 그래프로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사실 허리디스크 환자분들은 딱 두 가지로 힘들어 하십니다. 한 가지는 허리가 아픈 것이고요, 다른 하나는 허리에서 발로 내려가는 신경이 디스크 때문에 눌리게 되면서 다리가 아픈 것입니다. 디스크로 다리가 마비됐다면 선택의 여지없이 수술을 해야하고요, 그렇게 심한 환자들이 아니라 통증이 아주 심한 사람들의 경우에서 본 결과입니다. |
그래프에서처럼 24개월이 되면 수술 여부에 관계없이 비슷해집니다. 그러니까 흔히 생각하면 ‘그럼 수술과 비수술 결과가 2년쯤 지나면 똑같아지니까 수술 안 해도 되겠네?’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그게 아니라 실제 저희가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2년 후 결과가 비슷해질 때까지 가는 경과가 굉장히 차이가 난다.’입니다. 쉽게 생각해서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데 하이패스로 빠르고 편하게 갈 것인가? 일반도로로 천천히 힘들게 갈 것인가?’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프에서 빨간색은 수술 받지 않으신 분들, 파란색은 수술 받으신 분들인데 12개월까지의 결과를 보면 파란색 그래프가 통증척도에서 확실히 낮은 것이 보입니다. 그러니까 12개월을 두고 보면 수술한 군에서는 통증이 굉장히 빨리 좋아져서 수술 안 받으신 분들에 비해 훨씬 더 편하게 살 수 있죠.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통증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 1~3개월만 지나도 거의 24개월 후의 결과만큼 떨어지니 수술하신 분들은 잠깐만 고생하면 3개월부터는 일상생활에 지장 없이 지내실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 2가지의 길의 차이가 확연히 벌어진다는 것을 이해하시고 수술을 받을 것인지, 받지 않을 것인지 결정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
통증 척도 1~2 정도는 좀 불편하지만 일상생활 하시는 데 큰 지장은 없습니다. 3~4 이상이 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상당히 아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통증은 급성통증, 만성통증으로 나눠서 생각하셔야 하는데요. 급성통증은 확실히 조직이 망가져서 ‘아, 뭔가 나를 해치고 있구나.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고, 만성통증은 ‘뭔가 해치는 건 없는데 나를 아주 괴롭히고 있다.’는 신호를 줍니다.
오히려 환자가 어떤 측면에서는 만성통증을 참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게 나를 망가뜨리지 않는다.’라는 걸 확실히 인식하시면 됩니다. 즉, ‘통증 척도 3~4를 가지고 계속 사는 게 굉장히 어렵다.’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반면에 ‘아, 2년쯤 지나면 아픈 정도가 확실히 비슷해지니까 수술 없이 그냥 지내도 참을 수 있다.’라는 확신이 있으면 지내시기 편하실 수 있습니다. 결국, ‘디스크가 나의 삶을 얼마만큼 피폐하게 만드느냐’가 통증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3. 수술적 치료 vs 비수술적 치료, 결정의 요인 |
저는 환자분들의 개별적인 특성이 다르다고 생각을 합니다. 대체로 환자분이 젊을수록, 통증이 더 심할수록 수술을 선택하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척추에서 대표적인 질환이 디스크와 퇴행성협착증인데요, 두 질환이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전반적인 퇴행성 변화가 어느 연령대에 어떤 모습으로 보이는가에 불과합니다. 디스크는 비교적 젊은 사람한테 보이고, 나이가 들면 디스크도 일정 부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분명히 협착증도 꽤 있습니다. 쉽게 얘기해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아픈 정도가 심해지는 것이지 아주 없었던 통증이 아닙니다. 즉, 통증에 적응이 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나이가 좀 있으면 ‘수술을 안 해도 괜찮겠다.'에 확신이 있는데, 젊은 분들은 처음 겪어본 통증에 ‘이건 당연히 고쳐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실제로 결정하실 때 이 통증을 가지고 충분히 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면 한 번 기다려 보시고, 정말 아파서 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수술을 고려하시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결국 심각한 마비로 두 말할 필요 없이 수술을 고려해야하는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선택의 폭이 있다.’ 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디스크는 기본적으로 개별 신경의 문제인데, 이런 신경을 여러 개 한꺼번에 눌러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전체가 고장나는데 그런 경우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너무 자명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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